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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_ 길들여진 악(惡)이 되어 당연시 된 악(惡)을 사멸하라_(사)한국방송스태프협회
최영기 조회수:2259 175.114.77.81
2020-02-07 13:22:56

성 명 서

길들여진 악(惡)이 되어 당연시 된 악(惡)을 사멸하라

 꽃다운 나이에 한 젊은이가 세상을 등졌다. 그의 나이 올해 만37세. 바로 故 이재학PD이다. 먼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드린다. 14년이라는 청춘을 바쳐 일한 CJB청주방송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했다가 바로 해고당했다. 그가 받았던 임금은 120만에서 160만원이 전부였다. 법정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임금이었다. 노동의 대가는 임금으로 말한다. 최저임금도 지급하지 못하는 방송사라면 국가를 좀 먹는 기업이고, 우리사회에서 퇴출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은 부조리한 대한민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故 이재학PD의 유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못한 게 없다'로 시작한다. 유서에는 '억울'과 '미안'이라는 단어가 제일 많이 적혀 있다. 무엇이 그리도 억울했을까?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에서 패소한 후 항소는 하였으나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세상을 등졌다. 이 안타까운 현실 안에는 CJB청주방송의 기만과 청주지법 재판부의 무능함이 들어있다.

 故 이재학PD가 CJB청주방송 정규직들과 다름없이 근무했다는 것은 그 누구보다 청주방송 사측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정에서 청주방송 사측은 부인했을 것이다. 이재학PD는 생전에 사측의 거짓증언에 분개했었다. 그의 유서에도 그 억울함이 절절히 배여 있다. 청주지법 재판부는 故 이재학PD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근로자 지위의 증명'은 원고가 해야 하는 것인데 원고(이재학PD)의 증명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근로자와 다름없이 근무했다는 증거는 이 증거를 증명해 줄 수 있는 증인(이재학PD의 동료)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 증거채택이 되지 않았다. 증인 출석을 약속했던 동료가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그의 유서에 - '정말 내 친동생 같았던 친구에게도 뒤통수를 맞았다.' - 그 원통함이 절절히 배여 있다. 그렇다면 그 친구는 배신을 한 것인가? 아니다. 청주 방송 측의 회유와 압박이 분명히 작동했을 것이고, 일자리가 지극히 한계적인 손바닥만 한 지역사회에서 본인도 밥줄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그 친구를 억압했을 것이다.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에서 공표한 성명서에도 이 점을 시사하고 있다. 청주방송의 비겁함은 범죄에 가깝다. 그리고 원고패소 결정을 한 청주지법 재판부는 '사법살인'이라는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청주방송이 범죄자라면 청주지법 재판부는 공범자이다.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 성명서에는 석고대죄 하는 심정으로 반성한다고 한다. 그리고 비정규직 방송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사측에 요구한다고 한다. ‘반성’이라는 이름 뒤에 숨어 사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지 않은지 의문이다. 1년 반이 넘게 이재학PD가 홀로 싸울 때 어디서 무얼 했는지 묻고 싶다. 그리고 하○○제작국장, 윤○○경영지원국장 모두 언론노조 청주방송지부 간부였다. 사측에 앞서 노조 조직원이 먼저 실질적인 가해자다. 말로 끝나지 않고 행동과 결과로 진정성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이에 실상을 낱낱이 밝히고,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바이다.

 2008년 SBS 옥상에서 투신한 막내작가, 2012년 청주방송 비정규직노동자 과로사, 2016년 고 이한빛PD 죽음, 2017년 고 박환성,김광일PD 사고사, 그리고 고 이재학PD의 죽음은 모두 일련선상에 놓여 있는 죽음이며, 방송계의 부끄러운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방송계에서 '프리랜서'라는 이름으로 고용되어 발생하는 문제는 이제 '적폐'라고 명명해도 틀리지 않다.

 모든 적폐의 끝에는 '죽음'이 있다. 우리사회에서 적폐를 청산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아울러 CJB청주방송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방송사를 심판대에 올려야 하는 이유도 된다. 이 문제의 근본을 해결하기 위한 공(功)은 ‘정부’와 ‘국회’에 돌린다.

 비정규직 백화점이라고 불리는 방송 산업의 총체적인 문제점이 계속 발현하는 이유는 ‘정부’와 ‘국회’의 방임에서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길들여진 악(惡)이 되어 당연한 악(惡)으로 등퇴장을 반복하는 이 악(惡)을 사멸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회’가 그 책무를 다하여야 한다.

 우리 (사)한국방송스태프협회는 이번 사건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전 방송스태프들의 기원과 뜻을 모아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이다.

- 다 음 -

하나.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재학PD 사건의 진상 조사에 착수하라.

하나. 고용노동부는 CJB청주방송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하나. 국회는 방송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에 착수하라.

하나. CJB청주방송은 이재학PD의 가해자와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하라.

 

2020. 02. 07

 

사단법인 한국방송스태프협회 (직인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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